공군 IT개발관리병에 대하여 (feat. 합격 팁)
2025년 8월 30일
서론
입대 2~3년 전부터 군 생활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2022년까지만 해도 개발 관련 특기를 받고 싶다면 사실상 선택지는 육군 SW개발병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부터는 공군 IT개발관리병 모집이 새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두 번이나 서류 점수 미달로 떨어졌지만, 세 번째 도전에서 드디어 2차 면접까지 갈 수 있었고, 결국 2024년 9월 입영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역 공군 개발병으로서, 개발병 소개와 합격 팁을 솔직하게 나눠보려고 합니다.
IT개발관리병이란?
공군 IT개발관리병은 말 그대로 군 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리 업무를 하는 보직입니다.
병무청에서 공개한 지원 자격은 AI·SW 관련 전공자, 실무 경험자 등이고, 실제로는 저 같은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 경험자도 많이 지원합니다.
쉽게 말하면, “군 생활을 하면서도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이어갈 수 있는 특기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IT개발관리병이 어떤 분위기에서 근무하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 조금 더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4년 전 공식 영상이라 현재와는 다른 부분들이 많지만, 이런 느낌의 업무를 하는구나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준비 과정
공군 IT개발관리병은 1차 서류 점수와 2차 면접 점수로 결정되게 됩니다. 각 과정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1차 서류 준비
사실 합격 과정에서 1차 점수가 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당시 대학교 3학년 재학으로 전공 점수를 확보했고, 자격증 부분에서는 TOPCIT 400점 이상을 제출했습니다. 이게 산업기사와 동일한 점수를 받을 수 있어서 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1차 자격증 점수
TOPCIT이 시간 대비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이는 자격증인것 같습니다. 결국엔 학부 재학생이 딸 수 있는 자격증은 정보처리기능사까지 딸 수 있기 때문에 산업기사급 이상 자격증을 가지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TOPCIT은 1주일 공부해서 620점이 나왔습니다.)
연구, 실무, 수상, 출품 관련 점수는 기본 점수인 10점만 받았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이 점수가 유하다고 들어서, 제 외주 계약서 같은 것을 제출했으면 실무로 인정 되었을 것 같습니다.
서류에서는 전공 학년 점수와 TOPCIT 성적만으로 2차 면접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2차 면접 준비
2차는 포트폴리오 제출 + 면접으로 진행됩니다. 저는 직접 포트폴리오를 들고 가서 그 자리에서 제출했고, 면접은 국가관과 포트폴리오 위주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포트폴리오는 제가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AI 관련 질문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제가 했던 AI 프로젝트를 가장 앞쪽에 배치했습니다. 이후에는 제가 참여했던 웹/서비스 개발 프로젝트 및 경력들을 순서대로 넣었습니다.
공군 개발병 제출 포트폴리오 (외주 부분은 보안상 제거)
면접에서는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AI 모델은 어떻게 구현했는가?” 같은 질문들이었습니다.
요즘에는 기본적인 CS질문도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동기와 비동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와 같은 질문입니다.
준비 팁
1차에서는 스펙(학년, 자격증 점수)이 큰 역할을 합니다. 산업기사급인 TOPCIT 400점은 필수로 채우도록 하고 학년은 최대한 높게 하고, 수상 경력이 없다면 인턴 활동을 통해 경력 점수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2차에서는 내가 직접 한 경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3페이지 이내로 준비해가서 한눈에 어떤 프로젝트들을 내가 했는지 알리고, 그 프로젝트들에 대해 술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군생활을 하는가?
실제 회사나 일반적인 개발환경과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그에 준하는 개발 환경에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경험인것 같습니다.
컴퓨터공학과 학생이고, 개발을 좋아하는데 군대를 가야한다면 운전병, 전산병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지속적으로 전공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업무를 하며 개발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공군 개발병이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AI해커톤, 공군창업경진대회 같은 대회들도 편하게 출전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예비 IT개발관리병들을 위한 조언
24년 9월에 입영하여 많은 후임들을 받았고, 모두 열정있고 개발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열정을 잘 어필하면 좋은 점수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내가 관심있는 분야를 함께 좋아 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군생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지방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습니다. SW마에스트로 활동 당시에도 정말 학벌 좋고 공부 잘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공군 IT개발관리병을 지내며 해외 유명 대학, 서울대, 카이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과 강제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고, 이들의 이야기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것도 참 많았습니다.
당장 제 옆에도 해외 1,2위를 다투는 대학 수석이 앉아있습니다. 이렇게 동등한 입장에서 그들의 지식을 나눔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제게는 큰 감사입니다.
사실 군대는 안오는 것이 좋다지만 가야한다면 공군 개발병도 꼭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마무리
- 1차 서류
- 산업기사급 이상의 자격증 점수 확보 (예: TOPCIT 400점 이상)
- 학년 점수는 최대한 높이는 게 유리
- 수상 경력이나 인턴 활동이 있다면 반드시 제출
- 2차 면접
- 포트폴리오는 3페이지 이내로 정리 (한눈에 프로젝트 내용이 보이게)
- AI, 웹/서비스, 협업 프로젝트 등 다양하게 구성
- 국가관 질문 + CS 기초 질문(동기/비동기, 네트워크 등) 대비
-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는 내 역할, 문제 해결 과정, 결과 위주로 준비
- 대외활동(SW마에스트로, 네이버부스트캠프) 또는 경력 준비
학부생이 준비하기엔 간단하지 않아보일 수 있으나,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붙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지원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AI·데이터개발병 & 정보체계개발병
기존 IT개발관리병에서 AI·데이터개발병 및 정보체계개발병으로 세분화 된다고 합니다.
AI 관련 업무를 하다 오신분들은 AI·데이터개발병을 프론트엔드, 백엔드와 같은 웹 개발을 하시다 오신분들은 정보체계개발병으로 지원하시면 됩니다.
세분화 된다고 해서 IT개발관리병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